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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학회 집행진의 고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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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본부]
조회수 5287
200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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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회와 인연을 맺은지는 벌써 20년이 넘었다. 1983년에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당시 지도교수께서 학회 총무부장을 맡으셨기 때문에 대한지리학회의 회원으로 가입했고, 간사로 활동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내 관심 영역과 관련해 여러 여러 학회에 가입하게 됐다. 여러 곳에서 총무부장과 이사직도 맡고 있다. 이런 직함들은 내 능력에 비하면 분명히 과분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요청이 있을 때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흔쾌히 수락했다. 이런 행동때문에 때로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자리를 탐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고, 학회 활동에 치우쳐 본업인 교육과 연구에 몰두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물론 그분들의 밀씀이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다. 학회활동을 열심히 하려다 보니 교수의 본업인 교육과 연구에 소홀했던 적이 종종 있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의 이런 행동이 나의 교육과 연구에 부정적인 영향만을 미친 것은 아니다. 그 동안의 학회 활동을 통해서 오히려 더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확신한다. 1천명 회원에 '회비 회원'은 4백명 대규모 학회(소위 모학회)의 경우에는 학회 회원이 1천명이 넘는다. 그러나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은 4백명을 넘지 않는다. 학회가 회비만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회비 수입이 안정적일 때, 학회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학회 일을 맡게 되면서 공문을 통해 일년에 4-5차례는 회비 납부를 독려한다. 하지만 이사직을 수락한 분들마저 제대로 회비를 납부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어떻게 보면 이사직을 수락해 주신것만 해도 감사드려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사라면 적어도 이사회비는 납부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이미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분들이 학회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회비도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다면 누가 회비를 납부하겠는가. 1년에 두 번씩 개최되는 학술대회에 가보면 참석자가 너무나 적다. 모 학회의경우에는 2백여명, 군소 학회는 40여명이면 많은 편이다. 이 중에 대학원생과 발표 교수의 제자로 자의반 타의반 참석한 인원을 제외하면 그 절반에도 못미친다. 학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가. 연구 성과를 교류하는 곳이다. 나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학회에 참석한다. 발표 초록을 보내 내 관심 분야를 찾아서 열심히 듣고, 적극적으로 질의응답에 임한다. 이를 통해서 가장 최근의 연구성과이면서 내가 잘 몰랐던 것들만 내 것으로 만든다. 어떻게 보면 남들의 연구성과를 훔치는 것인데, 학술발표대회장이 바로 이런 행위를 공개적으로 허락한 곳이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물론 실망을 하고 올 때도 있다. 관련 단체들로부터 지원금을 받아내기 위하여 대회를 개최하거나, 배울 것도 별로 없는 외국학자의 국내경비를 마련키 위해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이런 것은 정말 없었으면 한다. 이런 데 가면 정말 시간이 아깝고 속에서 울화통이 치밀어 오른다. 나는 학회가 끝난 후 참석자들이 모여 정겹게 술잔을 기울이는 것을 학회의 에너지라고 본다. 학회가 끝난 후 비밀결사처럼 끼리끼리 모여서 서로를 헐뜯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 나는 그래서 2차 모임에 학회 참석자 전원이 동참하길 원하고 기꺼이 후원을 한다. 때로는 이 후원마저도 학번과 나이에 밀려 성사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그 선배님께 마음 속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학회를 사랑하고 우리의 학문을 사랑하고, 후배들을 사랑하는 선배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큰 기쁨이다. 그래도 학회에 열심인 까닭은 학회의 총무 일을 맡아서 하다보면 정말로 여러가지 일을 경험하게 된다. 전문적으로 학회를 맡아서 상근하는 게 아니라 직업을 별도로 갖고 봉사 차원에서 일을 맡은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런 사정을 뻔히 알면서 무리한 부탁을 하거나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때는 정말로 힘이 쭉 빠진다. 자기의 의무는 다 하지 않으면서 권리만 주장할 때는 정말로 화가 치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열심히 회비를 내고, 없는 시간을 쪼개서 학회에 참석할 것이며, 내가 마땅히 맡아야 할 일이라면 학회의 발전을 위해서 기꺼이 맡아서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다. 그럴 때에 결국 나와 우리가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서원대 송호열 교수 / From 교수신문 (제 299호) |